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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승의 은혜> 결코 아물지 짱이네
    카테고리 없음 2020. 4. 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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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y Teacher, 2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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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년퇴직 후 시골에 혼자 살고 있는 박여옥(오미희) 선생에게 16년 전 제자들이 찾아옵니다. 몸이 불편한 여옥이를 간호해 온 제자 미자(서영희)가 선생님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다른 제자들을 부른 겁니다. 결혼을 앞둔 반장 세호(여현수)와 부반장 은영(유설아), 어릴 때는 돼지라고 놀렸지만 오늘은 늘씬했던 승희(이지현), 운동을 잘하던 달봉(박효준), 선생님이 정말 사랑한 명호(이동규) 등이 그들과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 사이에는 조금씩 서늘함이 감돌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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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의 은혜는 하늘과 같다라는 노래가사가 누구에게나 들어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인생의 길을 열어준 진정한 선생님도 많지만 학창 시절을 떠올리는 것조차 싫어하는 선생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선생님이라고 부르기 싫은 사람들에 대한 기억은 대개 한번씩 생각나면 기분이 나빠지는 정도로 끝난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 어린 마음에 큰 상처까지 남긴 사람이라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결코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학교폭력 가해자가 자신이 저지른 행위는 기억나지 않지만 피해자의 경우 이후 큰 고통 속에서 사는 것처럼 그때 입은 상처는 결코 쉽게 치유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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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심에서 시작하는 슬러셔의 형태=이런 명배우 이루의 영화는 국내에서 별로 제작되지 않아 흥미로웠습니다.드라마 스승의 은혜로 오랜만에 초등학교 선생님을 찾은 사람들이 그랬어요. 입으로는 반갑게 말을 걸며 웃고 있지만, 그런 인위적인 기쁨보다는 그 속에 감춰져 있는 '다른 감정'이 또렷하게 느껴졌던 그들에겐 저마다 상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오랜만에 친구들과 선생님이 한자리에 모였던 그날 동창회가 끔찍한 장소로 돌변합니다.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아물지 않는 상처, 한번 한 말은 지워지지 않고 무심코 내뱉은 말이 누군가의 삶을 뒤흔들 수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이처럼 <스승의 은혜>는 복수심에서 시작되는 '슬러셔'의 모양을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자신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누군가 쓰고 있던 토끼 마스크는 할리우드의 유명 슬러셔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시그니처를 연상시킵니다. 특히 이러한 명배우 이루의 영화는 예나 지금이나 한국에서는 별로 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다만 영화의 스토리 구조는 심플하기 때문에 특별함으로는 찾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후반의 반전에 집중하며 이야기에 변수를 가하는데, 다행히 이 시도가 인상적인 변곡점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스승의 은혜>는 더욱 다양한 감정의 이야기로 마무리됩니다. 이 지점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완전히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영화가 보여주는 시도가 충분히 긍정적으로 느껴졌어요. 또 그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있는 주연 서영희 명배우의 연기는 역시 돋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서영희 명배우 하면 자연스럽게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 떠오르는데 그 작품이나 이 작품, 그리고 서영희 명우는 어떤 캐릭터든 잘 소화할 수 있는 좋은 배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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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영화에서는 드문 표현 수위를 보는 사람에 의해서 충분히 "잔인하게"느껴질지도 모르는, 영화 "스승의 은혜"><스승의 은혜를 말할 때에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확실히 영화의 표현 수위입니다. 언급한 것처럼 국내 영화시장에선 이런 스타일의 영화 자체가 잘 만들어져 있지 않고, 게다가 한국 작품은 해외에서 제작되는 영화와 달리 표현 수준도 다소 낮은 편이어서 잔인한 영화 안내가 어렵지만 스승의 은혜는 달랐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공공연히 고어를 지양하는 해외 장르 영화와의 비교는 어렵다.그러나 영화가 만들어내는 상황과 행동을 보면 잔인하게 느끼기엔 부족한(?) 영화임이 분명했다. 특히 세호와 은영 커플, 그들 중 세호에게 고문 같은 행동은 보기만 해도 고통스러울 정도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내가 본 한국 영화 중 이 작품 전후 고어틱한 수준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덕분에 한국 영화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색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 있었던 작품 스승의 은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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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끔찍한 모습으로 살해된 사건 현장에서 미자(서영희)와 박 선생(오미희)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됩니다. 병원으로 옮겨진 뒤 의식을 되찾은 미자는 마형사(김은수)에게 토끼 탈을 쓴 살인자가 모두를 고문 살해했고, 그의 정체는 정원(장성원)이라고 진술했습니다. 학창시절 창피한 일로 교실을 뛰쳐나오고 그로 인해 어머니가 차에 치이는 사고를 목격하고 학교를 그만둔 정원이가 그때의 원한으로 사건을 저질렀다는 겁니다. 즉, 미자의 진술에 따라 사건을 요약하면, 정원에 따라 모두 죽어가는 참혹한 현장에서 두 명만 간신히 살아남아 범인의 정원은 사라진 상태입니다.그래서 마형사는 정원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먼저 그의 어머니 집으로 향해요. 그런데 그 집에는 돌아가신 지 오래된 한 여성의 시신이 있었고 바닥에 물이 가득 찼습니다. 게다가 마형사는 이상한 정황을 찾습니다. 시신 옆에 있던 사진은 죽은 여자의 생전 모습인데 그녀와 함께 얼굴 부분이 긁힌 여자가 찍혀 있고 집의 다른 방에는 온통 여성용 옷과 속옷, 액세서리로 가득 차 있습니다. 또 한쪽 벽에는 증오가 깃든 복수의 맹세가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마형사는 미자의 진술에 의심을 품고 사건이 일어난 박선생님 집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독극물'이 사용된 정황을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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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시간 병원에서는 다른 환자의 휠체어 소리에도 놀라던 미자가 복도에 앉아 옆에 있던 경찰을 한번 보고 병실에 누워있는 박 선생님을 바라보았습니다. 처음엔 이런 미자의 불안한 시선이 사라진 정원이 나타나 자신을 죽일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인가 했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어요. 미자는 다른 속셈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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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혀지는 사실은 모든 것은 미자가 만든 것이다. 아니, 그동안 요나고처럼 굴던 정말 정원이 저지른 일이다. 정원은 자신의 원래 모습을 감춘 채 미자라는 가상 인물 행세를 하며 경찰에 진술한 것이다. 그녀의 진술에 따라 그려진 영화 이야기에서 세호(여현수) 은영(유설아) 순이(이지현) 달봉(박효준) 명호(이동규)는 모두 선생님에 의해 결점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여겨졌지만 그렇지 않다. 이들은 모두 잘나가는 운동선수, 젊은 CEO 등이 성공해 매년 박 선생님 집에서 동창회를 해왔다. 즉, 가난을 사정만으로 세호와 은영이 겪었던 굴욕, 몸무게에 대해 제공적으로 놀림을 당한 승희, 운동회 때 넘어져 선생님에게 뺨을 맞은 달봉, 수업시간에 겪었던 부끄러운 일이나 그로 인해 엄마가 교통사고를 당한 정원(장성원)의 비참한 기억 등은 모두 정말 정원(서영희)이 혼자 겪었던 학창시절의 끔찍한 기억들이다.그리고 그때의 괴로웠던 기억은 성장한 후에도 정원을 괴롭혀 왔다. 그러던 중 자신의 눈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하고 이후 몸이 편찮아진 어머니가 외롭게 돌아가자 정원은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그곳에서 매년 열리는 그들만의 동창회에 참석해 이들이 마시는 술과 음식에 독극물을 넣었다. 이후 이를 먹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칼로 살해하고, 이들의 시신을 곳곳에 끔찍한 모습으로 진열했다. 이 과정에서 박 선생님만은 살려뒀고, 이후 도착한 경찰에 의해 두 사람은 병원으로 옮겨진다. 그리고 자신의 진술에서 뭐 형사와 경찰이 병원을 비운 사이, 정원은 박 선생님을 뽑아 한 해변의 방파제를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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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어린 나이에 선생님의 행동이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는지, 그리고 선생님이 저지른 과거의 잘못으로 인해 얼마나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는지... 정원은 슬픔이 가득한 공허한 목소리로 털어놓습니다. 박 선생님도 눈물을 흘리며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려서 상황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을 털어놓은 정원은 터벅터벅 방파제 끝으로 걸어갑니다. 그리고 슬픔과 원망, 절망감 등 다양한 감정이 뒤섞인 표정으로 박 선생님을 한번 돌아보고는 바다로 뛰어들었어요. 박 선생이 소리치며 멈춰보려 해도 이미 정원은 물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휠체어에서 일어나 마당이 빠져나간 곳으로 기어오르는 박 선생님은 자책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어지는 장면, 방파제에는 휠체어만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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