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캐리어 자주 끌게 확인
도대체 교통체증이 뭐예요?이어 자주 묻는 질문은 지금 해외에 있을까요? 입니다.따지고 보면 기자로 일하던 시절에도 사무실 밖으로 나갈 때가 많았다고 합니다. 취재와 인터뷰를 위해 서울과 지방 곳곳을 오가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연기획자로 일하면서 처음으로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다고 합니다. 처음 입사한 극단이 해외로 많이 나간 덕분이라고 합니다. 그 극단은 해외에서 공연을 선보이면서 여러 곳의 초청 문의를 받았고, 당시는 영국인 매니저가 소통과 투어 매니저 역할을 맡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해외에 나가는 것을 얼마 안 되는 줄 알았대요. 같은 포지션의 사람을 둘이나 부를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해외에서 외국팀을 초청할 때 가장 예민한 것이 인원이라고 합니다. 항공료, 숙박비, 식사비, 현지 교통비까지 생각하면 당연한 이치라고 합니다. 인원은 바로 예산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그런데 뜻밖에 입사해서 얼마 안 되어 유럽 투어를 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원래 가기로 했던 영국인 매니저가 갑자기 못 가게 돼서 그랬대요. '이탈리아-아일랜드-프랑스'를 한 달 동안 둘러보는 일정이었는데, 그 여행이 제 첫 비행이자 해외 방문 경험이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웃을 수 있는 추억이 됐는데 그때 만해도 부담이 심했다고 합니다. 혼자 하는 여행이었다면 그렇게 긴장하지 않았을 거라고 해요. 하지만 만약 내가 잘못해서 뭔가 하나라도 꼬이면 투어 멤버는 물론 현지 관계자와 관객들까지 고스란히 그 피해를 볼 수밖에 없어 마치 내가 도미노 게임의 언어가 된 기분이었다고 합니다.해외 투어의 경우는 국내 공연에 비해 잠복 중인 것이 더 길다고 합니다. 거의 2년전부터 일정을 논의하였고, 그후 공연료와 세부 조건을 조율해 나간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안내가 잘 안된 시기여서 거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문자로 이루어졌는데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다보니 만나기 전부터 현지 담당자가 친한 친구처럼 느껴질 정도였다고 합니다.투어 전에도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데 공연에 필요한 소품부터 의상, 그리고 간단한 생필품과 식료품까지 준비해야 한다고 합니다. 또 투어에 참가하는 유명 배우들의 여권과 이 티켓은 마지막으로 끝까지 잘 챙겨야 한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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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가서는 공연을 많이 보고 잘 안다고 생각했던 게 오산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한국과는 다른 문화로 인해 시행착오를 겪거나 예상치 못한 난관을 겪은 적도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최대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했지만 첫 경험은 늘 서툴렀던 것처럼 한 달간의 유럽 투어는 정말 어려운 과제 중 하나였습니다.낯선 환경에서 배우와 스태프가 최상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페스티벌이나 극장 관계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세부적인 부분을 다 챙겨야 했지만 경험이 많지 않아 협상하기가 극도로 서툴렀습니다. 또 갑작스런 변수에 대처하는 것도 부족했습니다. 아직 아일랜드에서 프랑스로 이동할 때 공항에 데려다 주기로 했던 차 운전사가 전화를 못해 진땀을 흘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다행히 현지 아일랜드 한국대사관 측이 차량을 보내줘서 제 시간에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이후에도 한국 공연팀의 투어 매니저로 일하거나 페스티벌에서 일하면서 해외에 나갈 기회가 많았습니다. 직장에서 천천히 여행을 즐기거나 개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통해서 해외에 많이 갈 수 있었던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외국의 프로듀서나 아티스트와 서로의 작업을 응원하거나 협업을 하면서 계속적으로 교류를 계속해 온 것도 장점 중 하나입니다. 비록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짧은 만남을 통해 맺어진 소중한 인연임에 틀림없습니다. 열악한 상황에서 일하면서도 관객들에게 더 새롭고 혁신적인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은 아름답고 찬란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존재는 때때로 무기력해지고 나태해지는 나에게 좋은 자극이 되어줍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취소되고 미뤄진 지금도 우리는 현지 상황을 이야기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있습니다.올 하반기에는 프랑스 작가들과 전시 프로젝트를 논의했지만 향방조차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뭔가 실행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훌륭한 프로젝트를 끄집어낼 수 있도록 공부하고 연구해 보려고 합니다.醫N잡러의 잡다아리醫공연기획자醫해외투어醫코로나19醫국제교류醫공연투어매니저